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산업재해 감소를 위한 제도를 정비해 온 나라입니다. 행정체계의 구조, 재해 발생 시 수사·기소 절차, 그리고 성과가 수치로 증명된 인증제도까지, 참고할 만한 지점이 여러 곳에 있어 정리해봤습니다.
1. 노동인구와 산업재해 현황
2021년 기준 일본의 연평균 근로자수는 6,017만 명이며, 이 중 제조업이 1,007만 명(16.7%), 건설업이 396만 명(6.6%), 나머지 기타업종이 4,614만 명(76.7%)을 차지합니다. 2011년(5,513만 명) 대비 근로자수 자체는 꾸준히 늘었지만, 제조업·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서서히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 2019년 산업재해 사망자 845명 — 2018년 대비 64명(7.0%) 감소
- 2019년 산업재해자(사망 + 휴업 4일 이상) 125,611명 — 2018년 대비 1,178명(1.3%) 증가
- 2021년 사고재해 발생 현황(사망 및 휴업 4일 이상)은 149,918명으로 2020년(131,156명) 대비 14.3% 증가했으며, 이 중 제3차산업(기타산업)이 53.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제조업(19.1%)·육상화물운송업(11.2%)·건설업(10.7%)이 뒤를 이었습니다.
제조업·건설업의 재해 비중이 오랫동안 관리 대상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서비스업 등 제3차산업의 재해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2. 3단계 산업안전 행정체계
일본의 산업안전행정은 후생노동성 → 도도부현(광역단체) 노동국(47개) → 노동기준감독서(기초자치단체, 321개)의 3단계 체계로 운영되며, 도도부현 노동국 산하에는 산업안전전문관(기계·기구·검사장비 등 담당)과 산업위생전문관(유해물질·작업환경측정 등 담당)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정부 조직과는 별도로 중앙노동재해방지협회(JISHA)를 비롯한 특별민간법인이 건설업·육상화물운송업·임업목재제조업 등 업종별로 노동재해방지협회를 구성해, 정책 효과를 현장 단위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재원 측면에서도 참고할 지점이 있습니다. 일본은 산재예방사업 재원을 노동보험 특별회계의 노재재정에서 지출하도록 규정하는데, 이는 한국의 산재예방기금이 산재보험에서 지출되는 구조와 유사합니다. 다만 일본은 안전위생확보사업(산재예방 및 근로자보건사업)이 노동보험특별회계 세출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대체로 3.5% 수준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3. 산업재해 수사·기소, "과정중심의 관리"
노동재해가 발생하면 노동기준감독서 또는 경찰에 신고되고, 각각 노동안전위생법 위반 혐의 또는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수사가 진행됩니다. 이후 지방검찰청의 처분 결정에 따라 불기소되거나, 약식명령(벌금) 또는 공판청구를 거쳐 형사재판으로 이어집니다.
주목할 점은 재해조사 결과 법 위반이 발견되더라도 곧바로 사법처분하지 않고, 우선 시정권고 조치를 한다는 원칙입니다. 재감독 결과 미시정이거나 위반 사실이 중대·악질(허위 보고, 증거 인멸 등)인 경우에만 사법처분(검찰송치)으로 넘어갑니다.
4. 성과로 증명된 인증제도들
코스모스(COSMOS/COHSMS) 인증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은 건설업 사업장의 재해지수 변화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전 인증받은 102개사의 경우 인증 전 5년 대비 인증 후 재해지수가 31.4포인트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건설업 전체 평균 감소폭이 12.2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인증 사업장의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전위생 우량기업 공표제도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 확보에 적극적인 기업을 후생노동성이 인정하고 기업명을 공표하는 제도입니다. 인정 요건은 과거 3년간 중대한 법위반이 없어야 하고, 근로자 건강증진대책·정신건강대책 수립 등 폭넓은 분야에서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며, 인증 유효기간은 3년입니다. 인정된 기업은 구직자·거래처 등에 이를 홍보할 수 있고, 구직자 입장에서도 안전하고 건강한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ISO45001 기반 JIS 제정과 중소규모 지원
국제표준화기구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45001)에 따라 일본공업규격(JIS)을 제정했고, ISO45001에 포함되지 않는 현장의 안전보건 활동에 대해서는 별도 지침(안전보건경영시스템에 관한 후생노동성 고시)으로 보완합니다. 중소규모 사업장에는 5S(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 '위험의 가시화', 위험성평가 등 실천하기 쉬운 방식으로 안전보건 활동을 지원합니다.
5. 중앙노동재해방지협회(JISHA)
1964년 노동재해방지단체법에 의거해 설립된 민간재해방지단체로, 2000년 6월 민간법인화됐습니다. 사업주 협의체로 구성되어 사업주의 생산증진과 산업재해 예방활동 증진을 목적으로 하며, 본부 6개 부서와 지역 11개 안전위생센터, 교육센터·조사분석센터 등 산하기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방노동관서와 협조해 안전보건관리 목적 시설 및 재해다발사업장에 대한 지도를 실시하고, 중소기업 공동 안전보건증진계획에 대한 기술지도, 산업보건서비스 강화(작업환경측정·특수건강진단), 근로자 건강진단 및 캠페인 등을 주요 업무로 수행합니다.
자료: 「해외 주요 국가 산업안전보건 제도집 — 일본」편을 바탕으로 재구성